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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언니가 농사지은 호박고구마를 보내줬는데 우리 네 가족이 먹기엔 상당히 많은 양이었습니다. 오래 두고 먹기엔 마땅히 보관할 만한 곳도 없고...게다가 언니가 농사지은 거 팔아주려고 시댁에 한 박스, 친구네 집에 몇 박스, 다 보내준 터였습니다. 우선은 그냥 받아먹기 죄송해서 시골언니께 용돈을 보내 드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나눔’이었습니다. 이곳에 이사 온지 5년이 다 되가는데 딱히 이웃집에 가본 적도 없고, 그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눈인사 정도만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얼굴은 알고 지내니 그 이웃들께 나눠드리자 싶었습니다. 우리 옆집, 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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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가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부도로 아버지는 지방으로 가시고 엄마가 저희 형제를 키우셨습니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하고 저는 새벽에 신문을 돌렸습니다. 어느 날 신문을 가지러 나온 선생님과 마주쳤는데 "잠깐 집으로 들어와라." 하시기에 들어가니 김밥 3줄을 호일에 말아 주시며 동생이랑 먹으라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장애인이셨습니다. 칠판에 "일체유심조 :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는 뜻의 글을 쓰신 후 "내가 정상적인 몸은 아니지만 마음은 지극히 정상인이다. 우리 앞으로 잘해 보자." 하시던 선생님. 그리고 2학기 초 수학여행을 가야하는데 저는 갈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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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는 굴 국밥집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마한테는 늘 굴 냄새가 났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참관 수업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점심시간에 식당일이 제일 바빴기에 나는 엄마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6학년 마지막 봄, 일 학기 참관수업이었고 나는 여느 때처럼 국어 시간 발표할 시를 준비했습니다. 고마운 사람에 대한 시였습니다. 엄마에 대해 쓰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셨기에 엄마가 늘 일을 하셨습니다. 엄마는 통영에서 해산물로 장사를 하십니다. 엄마의 손이 굴과 톳으로 인해 차가운 얼음물에서 퉁퉁 부어 이제는 굵고 빨간 손이 되었습니다. 나와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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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 24일은 결혼기념일입니다. 지난 19년 결혼기념일에는 남편이 20주년을 미리 축하하자고 홍콩의 멋진 야경과 함께 와인을 마시자 해서 여행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멋진 야경은커녕 저녁엔 추워서 덜덜 떨었고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는 남편 때문에 여행 내내 툴툴거리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19주년 기념일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 될 줄도 모르는 체 말입니다. 이제 제 곁에는 툴툴거리는 남편도 없고 더 이상의 부부 여행은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도 장성해서 모두 내 곁을 떠났고 남은 것은 나 자신과 새로 입양한 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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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수업 중에 휴대폰이 울렸다 당황해서 스피커를 눌렀다 할매 목소리가 교실에 생중계됐다 핸우가? 할매다 와 말을 안하노? 여보시오, 여보시오 스피커를 끄려고 하자 선생님이 말렸다 애들이 킥킥댔다 나는 할매한테 끊으라고 속삭였다 안 들린다, 더 크기 말해라 니 아침에 타닝매까통가 뭐시기 안사 준다꼬 삐끼가 밥도 안 묵고 내뺐제? 자꾸 그카믄 우짜노 할매가 니 좋아하는 쏘세지 넣고 도시락 싸 왔다, 나온나 배고플 낀데 요거 묵고 해라 애들이 책상을 두드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됐어, 수업시간이야, 끊어 맞나? 잘됐네. 그카믄 선상님 좀 바까 봐라 선생님이 손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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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달걀을 깔끔하게 깨려면 흔들흔들 서너 번 좌우로 흔들어서 달걀 막이 껍질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대 신발을 잘 신으려면 뒤집어서 흔들흔들 신발을 침대로 삼고 자던 녀석들을 깨워 내보내야 한다네 사람을 얻으려면 흔들흔들 마음을 흔들어 이 사람 좀 괜찮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해야 한다는군 흔들흔들 흔들 생각은 흔들의자가 없어도 될 거야 우린 흔들리게 태어났으니까 일단 몸을 흔들흔들 음악이 있으면 더 좋겠지 흔들흔들 마음도 흔들흔들 네가 흔들리는 건 당연해 나도 흔들려 우린 흔들려 목이 엉덩이가 팔이 다리가 가만있어야 한다면 얼마나 갑갑하겠니 김미희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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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을이 오면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뜨거운 정열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중년의 빈 가슴에 가을빛으로 찾아오는 당신은 이른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의 향기보다 언제나 누이처럼 고운 자태로 피어난 국화의 향기보다 더 향기로움으로 다가오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을에는 한 줄기 바람에 떨어지는 외로운 갈색의 낙엽보다도 가슴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빛 단풍이고 싶습니다 이 가을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까닭은 당신과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박태규 시인의 고독함에 파묻혀 세상이 무너진 듯 가을을 타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줘요. 이 가을, 너와 함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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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랜만에 언니네 집에 갔습니다. 언니네 집은 한적한 주택가였는데 근처에 소아과병원이 생겨 병원 앞 도로와 골목길까지도 차량이 넘쳐났습니다. 조금이라도 가깝게 주정차를 하려는 차량으로 양방향소통이 안됨은 물론이고 내리고 타는 어린이와 보호자들로 아주 복잡했습니다. 겨우 병원 앞 큰 골목을 빠져나와 언니네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 들어섰습니다. 언니 집은 골목 맨 끝집. 주차도 아주 요령이 필요한 곳인데 길에 들어서자 앞에 걸어가고 계신 어르신이 보입니다.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행여 차 소리에 놀라실까 조심했는데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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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10/26 >> Up&Down 멀리 계시는 친정엄마랑 통화를 할 때면 속이 탑니다. 자주 통화를 하지만 대화는 거의 불가능하고 제 목소리만 커집니다. ‘엄마, 식사 하셨어요? 엄마, 식사 하셨냐구요?’ 애들은 밥 챙겨줬니? 애들은 뭐 하니?’‘엄마, TV 소리 좀 줄여요. 아니, 세상에 TV 소리를 얼마나 크게 틀어 논 거예요?’ 방에 있던 애들이 나오더니 ‘엄마, 누가 들으면 외할머니랑 싸우는 줄 알겠어. 엄마 목소리가 더 커. 외할머니 귀 아프시겠어요.’ ‘아니, 외할머니가 귀가 안 들리셔서 큰일이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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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문득 쳐다본 가을산이 저물고 있다 상처입은 단풍잎 몇 몸에 매단 채 어둠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가을산의 섭리와는 달리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묘미다 또한 이것이 불가능한 사랑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에 패배가 있듯이 인생에도 패배는 있는 법이다 앙상한 뼈가슴을 드러낸 채 산이 오늘 어둠속에 묻혀도 내일이면 한낮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별이 산 위에 뜬다 김용락 시인의 인생의 계절은 누구나 같지 않아서 차디찬 겨울이 긴 사람도 있고, 외로운 가을이 오고 또 오는 사람도 있지요. 비록 오늘은 패배감에 고개를 숙였을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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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문득 고택의 향기를 느끼고 싶어 구례 운조루로 향했습니다. 유물 전시관 앞에 주차하고 내리니 몇 걸음 가지 않아 연지 연못이 보입니다. 연못에 잠시 머물렀던 발길을 고택으로 돌리니 우뚝 솟은 대문은 지리산의 끝자락을 향해 열려 있고 대문 곁 행랑채엔 누구나 사용해도 좋다는 '타인능해他人能解' 라는 글귀가 새겨진 커다란 뒤주가 보입니다. 대문 양옆으론 서 행랑과 동 행랑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에선 종종거리며 오갔을 하인들의 모습과 고택을 방문했던 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음을 눈으로 짐작해 봅니다. 마당 오른편의 커다란 앵두나무는 가을 고택의 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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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머니를 가끔 차로 출근시켜 드릴 때 항상 외가인 경주를 한번 가봐야 하는데..하며 이야기 하셨습니다.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우리 집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면 외가 친척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 모르게 기차표를 예매했습니다. 그렇게 외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대구로 가 큰 이모 댁 근처에 다다르니 벌써 이모부가 마중 나와 계셨습니다. 큰 이모는 '뭐 하러 이 먼 곳까지 왔느냐?' 손을 덥석 잡으며 저와 어머니를 거실로 안내하셨습니다. 이모와 이모부에게 이제 온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안부인사로 큰절을 올렸습니다. 큰이모와 어머니는 여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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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 Up&Down 바쁘고, 힘들고 시끌벅적했던 시간들이 다 지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이 참 좋습니다. 창가로 들어오는 맑은 햇살도 좋고 은은한 커피 향도 좋고.. 많지도 않는 우리 가족 식탁에 둘러 앉아 밥 같이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바빠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었는데 지난 연휴에 딸래미가 가족 여행을 계획해서 갔다 왔습니다. 여행은 좋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남편이 우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좋으련만 말의 싹을 끊어버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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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아침...운전하고 나가는데 아파트 앞 학교에서 마이크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신호대기 중에 울타리 사이로 잠깐 보니 달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3~4 학년쯤으로 보이는 남. 녀 어린이들이 배턴을 잡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니 저의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가 떠올랐습니다. 옛날 시골 학교 운동회는 온 동네 잔치였습니다. 가을철이라 바쁘지만 잠시 일손 멈추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동네 사람들은 학교로 모임니다. 부모님들은 마스게임도 보고 기마전도 보면서 박수도 치고 달리기를 할 때는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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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삶의 여백에 채울 수 없어 눈물로 그 누군가를 그려 넣는 것도 행복입니다 너나없이 우리 서로서로가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삶의 강에 물안개처럼 사붓사붓 피어나는 그리움은 풀잎에 맺힌 새벽이슬 같습니다 누군가를 그 누군가를 위해 가슴 한편을 비워 둔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삶의 향기입니다 그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이미 가슴이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주응규 시인의 ‘긁다’가 ‘그리다’가 되고, 다시 ‘그리움’이 되었다죠.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건 오래전 긁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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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했고 곁에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그 끝으로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그림자 곁에 서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바람 같은 것임을 저는 생각합니다 웃옷을 벗어 어깨 위에 걸치듯 견딜 수 없는 무거움을 벗어 바람 속에 걸치고 어두워오는 들 끝을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저는 끝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을 잃은 그대여 당신 곁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신 곁에 없어도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별빛 하나쯤은 늘 사랑하는 이의 머리 위에 떠있듯 늦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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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릴 적에는 늦게 들어오고 술만 드시고, 소리만 지르는 아버지가 무섭고 싫었습니다. 특히 아빠라는 단어에서 아버지라는 단어로 바꿔 부르기 시작할 즈음에는 아버지도 아재가 되어 모든 행동들이 지저분하고 냄새가 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더욱 아버지가 싫고, 딸인 저와의 사이는 더욱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친구들이 어쩌다 아빠랑 손을 잡는다거나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혼자 속으로 의아해 했습니다. 집에서 아버지란 존재는 늘 말수가 없고 집안 살림을 위해 돈을 벌어다주는 존재로만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제 50이 되다보니 아버지의 행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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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둘째 아들 녀석이 2학기 중간고사 시험이라 집에 일찍 오게 되었습니다. 열 공하는 아들 녀석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아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려고 퇴근길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들! 햄버거를 사려고 하는데 치킨 버거 살까? 아니면 불고기 버거 살까?”“형하고 동생에게 물어본 다음에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그래, 엄마도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빨리 보내주렴.”버스를 기다리는데 도착한 문자에는 형은 치킨 버거 세트. 동생은 불고기 버거 세트, 엄마는 치킨스낵 랩과 사이다. 저는 치즈 버거 세트라고 적혀 있습니다. 집 앞 햄버거가게에 가서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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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쳇바퀴 돌듯 억 겹의 세월 털어 내지 못한 많은 삶에 잔상들이 목 놓아 흐느낍니다 스쳐 간 많은 날의 눈물이 가슴에 타고 남은 재가 되어 이제는 아픔도 무뎌져만 갑니다 가슴 아파지는 추억 저편에 내 마음에 너를 묻을 수 있다면 지는 낙엽 보며 울지 않았겠지요 길 나서면 오라는 곳은 없어도 어디론가 한없이 떠나고 싶은데 갈 길 몰라 이정표 앞에 서성입니다 성경자 시인의 단풍이 채 들기도 전에 떨어지는 마른 나뭇잎을 보니 쓸쓸함이 밀려옵니다. 끝내 이루지 못한 일 마음에서 밀어내야 했던 인연 영혼을 콕콕 찌르는 가시 같은 기억들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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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인연이란 것이 참 묘하다 사진만 보고도 첫눈에 반하고 눈 덮인 하얀 초가집처럼 따뜻한 평생 같이 살아도 행복할 사람 제 눈에 안경이라 구겨진 옷을 입어도 멋지고 수염은 덥수룩해도 멋있는 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둘이라면 행복한 순간들 남산에 많은 계단도 폴짝폴짝 사랑에 눈이 멀어서 선택한 사람 둘이 서로 눈이 마주치면 눈에서 사랑의 큐피드가 날아간다 지금은 아이들은 다 떠나보내고 등 긁어주고 아픈 다리 주물러주고 서로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면서 나머지 인생도 콩깍지가 벗겨질 때까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아간다 남원자 시인의 나만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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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행복을 그리는 자는 행복을 따고 슬픔을 그리는 자는 슬픔을 담고 사랑을 심는 자는 사랑을 거두고 화평을 심는 자는 평안이 다가오지요. 무엇을 심을 건가는 오직 본인 몫 인생이라는 큰 밭에 씨앗을 뿌린다면 튼실한 열매를 거두거나 쭉정이를 거두거나 심고 가꾼 농부의 생활습관 어떤 이는 울다가고 또 어떤 이는 후회하다가고 어떤 이는 잘살았다 웃으며가고 어떤 이는 감사로 간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심으며 살았는가. 그에 맞는 황혼이 지는 것을 본다. 박근철 시인의 마음 밭에 미움을 뿌렸는데 사랑이 솟을 리 없고, 슬픔이 가득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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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청소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와서 핸드폰을 여니 무지하게 많은 문자와 메시지가 들어와 있습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선배님! 항상 건강하세요.” “축하해! 건강해!” 여러 곳에서는 아마도 당연히 양력으로 생일을 기억하지요. SNS 둥에서 저에게 많은 축하인사를 주고 친한 분들에게서도 개인적인 축하를 받으니 아침 일에 흘린 땀이 가시면서 기분이 몹시 상쾌해 집니다. 하지만 음력생일을 쇠어온 저에게는 그냥 평범한 하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축하에 대해 “고맙습니다. 저는 음력생일을 쇠지만 축하에 감사드립니다.”는 답신을 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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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큰언니, 작은 언니와 함께 근교에 화담 숲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봄에도 다녀왔던 곳이지만 가을의 정취는 또 다른 느낌이었고 리조트의 바깥 풍경 또한 감탄사를 연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세 자매가 옛 추억을 소환해 수다 삼매경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는데 너무 행복했습니다. 큰언니는 형부는 한동네 선후배 사이였고, 학창 시절부터 형부가 언니를 좋아해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건 작은언니와 저는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하긴 우리 언니들이 한 미모 하거든요. 그 때는 연애라는 건 꿈도 못 꿀 때였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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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인생 뭐 별거냐고 술 한잔에 벌건 얼굴로 허허롭게 웃어 넘기고 빈 가슴을 크게 노래 불러 채우더라 인생 그거 별거더라 고뇌의 바다요 고통의 바다더라 누군가 슬피 울면 슬픔이더라 용감한 척 용기 있는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래도 무서울 땐 오금이 저려지더라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고 고통과 고뇌와 친구하며 살아보니 살겠더라 별거 아니더라. 김영수 시인의 사는 일은 늘 어려워, 아무리 센 척 해봐도 늘 두렵고,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아요. 그래도 아닌 척, 다시 부딪혀 봐야죠. 돌아볼 순 있어도 되돌릴 수 없는 게 인생이니까. 고비를 넘기고 시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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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녁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파트 뒷동에서 비상벨 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뭐지 오작동인가? 잘못된 건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안가 소방차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오작동이 아닌가보다 창밖을 내다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보니 만원이라는 경고문이 떠있습니다. 계단 쪽의 문을 열어보니 위층에서 한사람이 내려오고 있는데 옆 동에서 불이 난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일인지 내려가 본다고 했습니다. 부랴부랴 나도 내려가는 중에 지하1층 주차장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집으로 올라와 가족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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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배달을 부탁하고 왔는데, 엘리베이터에 "점검으로 운행이 중단됩니다." 라는 메모가 붙어 있습니다. 배달이 안 되는 우유랑 고기가 들어있는 장바구니를 들고 14층까지 올라가려니 참 난감했습니다. 몇 층 올라가다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잠시 쉬고 있는데 "1층 아직 멀었지요?" 하고 할머니가 물으십니다.“네. 엘리베이터 수리중인가 봐요." "병원에 가려고 나왔는데, 어지러워서 내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할머니를 부축하고 1층까지 내려왔는데, 택배 기사님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정전이라 엘리베이터 운행 안 되는데 경비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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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혼자 울 수 있도록 그 사람 혼자 울 수 있도록 멀리서 지켜보기로 한다 모른 척 다른 데 바라보기로 한다 혼자 울다 그칠 수 있도록 그 사람 혼자 울다 웃을 수도 있도록 나는 여기서 무심한 척 먼 하늘 올려다보기로 한다 혼자 울 때 억울하거나 초라해지지 않도록 때로 혼자 웃으며 교만하거나 배타적이지 않도록 저마다 혼자 울어도 지금 어디선가 울고 있을 누군가 어디선가 지금 울음 그쳤을 누군가 어디선가 이쪽 하늘을 향해 홀로 서 있을 그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리하여 혼자 있음이 넓고 깊어질 수 있도록 짐짓 모른 척하고 곁에 있어주는 생각들 멀리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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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경북 문경에 있는 주흘산을 다녀왔습니다. 산을 좋아해서 산악회 가입을 하고 두 번째 산행이었습니다. 가기 전에 903개 계단이 있어서 만만치 않은 산이라 제법 긴장을 많이 했지요. 계곡에 물이 많고 맑아서 물소리가 청아하다 못해 우람하다는 생각도 했으나 습하고 더워서 더 힘들었습니다. 거의 달리다시피(?) 한다는 1조는 따라갈 엄두도 못 내고 그나마 천천히 오른다는 2조를 따라서 시작한 산행. 첫 산행이라는 친구와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나누며 시작했지만 힘드니까 갈수록 말은 줄어들고 헉헉 소리가 절로 납니다. 쉬며 가며 중간 중간 과일도 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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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굴에 달라붙는 햇살이 따뜻해서 좋습니다. 가을 하늘에 뜬 흰 구름을 바라만 봐도 좋습니다. 옷깃을 스치는 가을바람도 싫지 않아 좋습니다. 설명으로 참 곤란한 크나큰 시련들 때문에 매실매실한 내 심장이, 이렇게 내 마음을 예뻐지게 해서, 내 마음은 아름다운 붉은 단풍의 색깔이 됩니다. 이렇게 마음이 예뻐지는 가을날, 서러운 마음들이 잊혀 져서 좋습니다. 꾸겨진 마음이 활짝 펴서 좋습니다. 볼때기에 가을 냄새가 스쳐 가을이 정겨워 좋습니다. 김용호 시인의 예쁜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예뻐집니다. 마음이 곱고 예쁜 말을 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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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는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동네 산부인과에서 피 검사를 하고 MRI 사진을 찍었다 작은 혹이 자궁에서 발견되었지만 의사는 암은 아닐 거라고 걱정 말라고 했다 엄마는 눈이 쉽게 뻘게졌고 낯빛이 점점 창백해져만 갔다 그런 날에는 링거를 맞고 되살아났다 벚꽃이 피었다가 지고 번개가 밤하늘을 찢어 놓던 장마가 지나갔다 새로 이사 간 집 천장에 곰팡이가 새어 나오듯 석 달 만에 작은 혹이 주먹보다 더 커졌다 착한 암이라고 했는데 악성 종양이었다 엄마는 일주일 동안 구토 증상을 겪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 엄마의 피가 흐르는 내 심장을 만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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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가 어릴 때 우리 가족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제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읍내로 이사 와 우리는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후문에는 공터가 있었는데 그곳에 어머니가 텃밭을 가꾸셨습니다. 어머니가 텃밭을 만들기 시작하자 주변에 다른 분들도 하나둘씩 텃밭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공터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텃밭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몇 년 후 어머니는 동네 이웃들과 함께 놀이터 뒤편 공터에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 다시 텃밭을 장만하셨습니다. 이맘때면 상추며, 부추며 먹 거리를 재배하여 제가 친정 가는 날이면 저에게도 나눠주시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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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잘 버티고 있다 그거 하나쯤이야 사는 데 문제없으므로 나를 버리고 싶은 생각을 겨우 참아 본다 모든 사람을 지우고 싶은 날 조용히 운동장을 도세요 이런 생각은 그만 접어두자 말하며 이런 생각은 그만 잊어버리자 생각하며 운동장을 잊을 정도로 돌았다 잊으려 할수록 또렷해지면 대개 그 생각이다 그러면 주먹을 쥐었다 누군가 울면 따라 울 힘을 남긴 채 닿지도 않을 대답을 준비한다 날씨가 좋네요 날씨가 좋아요 같이 걸을까요 날씨가 좋아요 마주 오는 사람의 눈을 내가 먼저 보았다 두어번 주저앉았지만 일어나 마저 운동장을 돌기로 했다 유수연 시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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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요양원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우리요양원에서 가장 나이어린 요양선생님이 우리팀장님입니다. 우리팀장님은 성품이 천사 같아서 아침에 요양원에 오면 모든 어르신들을 한 분 한 분 찾아가 안아주고 등을 쓸어드리며 출근인사를 하지요. 일단 이렇게 한 바퀴 돌고나면 어르신들도 반가워하며 활기가 돕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특징에 따라 예쁜 별명을 만들어 불러주는데 어르신들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좋아 하십니다. 어떤 어르신에게는 아이 러브 유~ 라고하면 같이 아이 러브 유~ 하고 어떤 어르신에게는 예쁜 엄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팀장님은 모든 사람에게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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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올 추석은 정말 긴 12시간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도 도착하지 않고 자고 일어나도 도착하지 않아서 몸이 정말 베베 꼬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가족들과 새삼 이렇게 긴 시간 한 공간에서 함께했던 시간이 언제였던 가.. 내가 부모님에게 너무 무심했구나...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앞자리에 탄 부모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루함을 달래십니다. 라디오 사연을 들으며 공감도 하셨다가 퀴즈를 풀면서 맞네 틀렸네 하면서 웃기도하셨습니다. 어깨도 주물러주고 배고프다고 하면 운전하는 아빠에게 먹을 것을 입어 넣어주는 엄마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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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시인의 좋은 친구는 별과 같다고 하지요. 늘 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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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단풍이 하나둘 어우러져 물들어 갈 때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에 가슴이 울컥하여 눈물이 납니다. 이 가을에 사랑하게 하소서 이 가을에 사랑받게 하소서 이 가을 가지전에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하소서 아름다운 이 가을에 단풍이랑 소곤소곤 속삭이며 활활 물들고 싶다. 도분순 시인의 말라 떨어진 이른 낙엽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영문 모를 애잔함에 코끝이 매워 지기도 하고. 찬 바람이 부니 자꾸만 자꾸만 외로워집니다. 단풍은 세상을 물들이고, 사람은 사람으로 물드는 가을, 올가을엔 사람 냄새 가득한 따스한 마음에 물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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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도서관에서 강좌 신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어떤 것을 배워 볼까? 또 봐도 내가 할 수 있을 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몇 일간을 혼자 끙끙거리다 도서관 홈 피에 들어가 큰 맘 먹고 강좌 신청을 했습니다. 평소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데 글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야간반인 문학창작 반에 등록하고 나니 벌써 마음이 콩닥거립니다. 또 뭐가 있을까 둘러보다가 켈리그라피 초보반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강좌는 수요일 오전 강좌라 시간을 낼 수 있을까 망설이는데 더 망설이다가는 등록을 못 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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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대 꽃이 떨어졌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예쁘고 아름다운 꽃 그 꽃이 떨어져야 탐스러운 열매가 열려요.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 겪었을 때 좌절하지 마세요. 좌절을 딛고 일어섰을 때 비로소 삶의 기쁨을 알 수 있어요. 그대 누군가 나를 배신하고 뒤통수 치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생각이 들 때 오히려 감사하세요. 인생의 쓴맛을 느껴 보아야 진정한 단맛을 알 수 있어요. 살아가면서 평평하고 순탄한 길만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때로는 가시밭길도 걷고 성난 파도와 싸워 이긴다면 그것이 진정한 인생의 묘미겠죠 꽃이 떨어졌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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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미안해. 오늘 조금 늦을 것 같아. 병원에 사람이 많네." 오랜만에 35년 지기 친구들을 만나기로 해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딩동 문자가 옵니다. "어디가 아픈 거야? 천천히 일 보고 와." 병원이라는 말에 은근 걱정되기도 하고 이젠 아플 나이이기도 한데 그저 아프지 않고 매일매일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래보는 요즘입니다. 아파트에서 함께 살면서 아이들 친구엄마로 만난 친구들인데 그때가 유치원생 지금은 40을 바라보는 딸들의 모습에 가끔 헉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만큼 늙었다는 거니까. 약속장소인 건대입구에 도착하니 한 친구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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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꽃이 되어 화려하지 않아도 별이 되어 반짝 빛나지 않아도 투정 안 하고 살아가는 나는 좋다 나는 좋다 그런 내가 좋다 가슴이 뜨겁게 뛰고 있고 값 없이 허락된 오늘을 살고 내일을 꿈꾸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익어가는 황혼에 그리움으로 물들어 노래하는 내가 좋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것 함께 불 밝혀 노래하리라 검은 고독을 하얀 그리움으로 만들어 삶의 물음에 겸손히 답하며 투정 없이 그렇게 살려 하는 그런 내가 좋다 그런 내가 그냥 좋다 박진표 시인의 예전 같지 않단 소리를 들어도 아무 때나 버럭 하지 않는 지금이 좋고, 느릿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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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아픈 아내를 10년 동안 보살피고 있는 60대입니다. 제가 하던 수입 물건 판매가 점점 시들하더니 사양 산업에 들어갔습니다. 아들과 딸이 있는데 아내는 할 수 없이 여동생이랑 음식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업 실패의 스트레스로 결핵까지 오는 바람에 저는 다른 일을 할 엄두를 못 내었습니다. 공사판에 나가 돌을 나르고 하는 일도 심장이 가빠와 하루 이틀 하다가 얼굴이 노래 가지고 돌아오면 아내는‘제발 집에서 애들이나 봐요. 아파서 쓰러지면 나더러 어떡하라고? 돈은 내가 벌게’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옆에서 아내를 도왔고 우리는 일어 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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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하나둘 물건을 정리하고 짐을 싸고 있을 때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가 나오니 그때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상념이 교차하면서 마음이 일렁거립니다. 저는 오랜 서울 살이 를 접고 고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 집으로 이사한지 두 달만의 결정이죠. 집구하느라 고생했고 새집에 짐을 푼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게 무슨 변덕일까 싶겠지만 계획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잖아요. 이사한지 얼마 안 되서 하자가 발생하더니 곧이어 온 장마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계속 살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습니다. 집주인에게 상황을 보여주고 집을 빼기로 했는데 다시 집을 찾아다니는 고생을 하려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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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도 퇴근길 그 거리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불쑥 보내온 문자 한 통 보지 않아도 보고 있는 듯하여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추운 겨울을 잘 참고 견디어 내는 가로수같이 내 마음에 기다림으로 바라본 하늘 끝 저만큼 그 거리에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내 안에 당신은 늘 참을 수 없는 그리움입니다 하루가 지나는 그 길에서 박기만 시인의 어디선가 잘살고 있기를, 그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사랑이고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도 괜찮으니 한 번쯤 만나고 생각하는 건 그리움이에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되뇌는데 마침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온다면 그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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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지역농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원로조합원 제주도 연수대상인데 참가하실 수 있는냐’는 거였습니다. ”갈 겁니다. 당연히 참석 할 겁니다.“ 간다고 대답은 했으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한지 2주도 안 된 아내를 돌봐야 하는 데 어쩐다? 내 어지러움 증이 장거리 여행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물을 갈아 먹으면 배앓이를 하는데..이런저런 약도 먹고 있는데 탈은 없을지 등등. 나이 들면서 또래들이 그리워선지 제주도 여행 제안은 나를 들뜨게 했습니다. 출발 당일 새벽 북 파주 농협 주차장에 일찌감치 여든(80)살 전후 60여명이 모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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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여곡절 수놓아진 인생은 다양한 색깔로 채색해 놓은 사연 젊어서 고생은 진한 추억으로 그리움의 깊이가 된다. 사는 게 별거 아니라는 것을 지지고 볶으며 살아온 세월 인생의 참맛을 알아간다. 지난 시절 못해본 게 한이 되어 느지막한 용기로 일궈내는 인생 기쁨의 보람도 채워간다. 너와 나 살아온 삶에 즐거움의 차이를 생각하고 오랜 세월로 알게 된 감사함 중년의 향기가 그윽하다. 장선희 시인의 고난이 피워낸 인생의 꽃, 중년. 마음 근육이 단단해지니 세상을 보는 시선이 한결 너그러워지고, 주변을 살펴볼 여유도 생겨 작은 일에도 행복과 감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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