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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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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서랍 안에 모아둔 탁상용 달력이 여덟 개나 됩니다. 8년 동안 나의 일상이 고스란히 기록된 일기장과도 같은 탁상달력입니다. 하나씩 새해의 모습을 보니 어쩜 신기 할 만큼 같던 지요. 해마다 1월이면 일주일간 앓아누워 결근을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찾아와 방콕 했습니다. 목이 칼칼하고 많이 아파 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창 바쁠 시간일 텐데 문자로 주저리주저리 아프다고 보챘더니 돌아온 답 글. '일하는데 집중 안 되서 죽겠어요. 정말.' 이게 딸이 엄마한테 해야 할 소리인지 순간 멍~했습니다. 내가 딸 나이 때는 자다가 엄마가 아파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면 벌떡 일어나 엄마의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찬물수건 이마에 갖다 올려드리고....엄마 돌아가실까봐 얼마나 걱정했는데....나름 동네에서도 저런 딸 없다~효녀다~이렇게 말씀 하셨지만 엄마는 가끔 제게 그러셨죠. '시집가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너 같은 딸만 낳아봐라~'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저도 우리 딸처럼 평소엔 살갑고 따뜻한 딸이었지만 종종 별일 아닌 걸로 엄마를 서운하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한 딸이었나 봅니다. 고집불통이라 화나면 입 닫고 말 안하고 밥 안 먹고 그랬으니까요. 퇴근한 딸이 조심스레 방문을 열며 식사를 건네줍니다. "엄마~입맛 없으셔도 많이 드세요. 그래야 빨리 낫지요. 많이 아프시죠? 하루 이틀만 지나면 금 새 회복될 거에요." 아침에 보낸 문자와는 180도 다르게 말을 합니다. "너 왜 그래?? 아침엔 그렇게 엄마를 미워하더니??" 했더니 딸아이도 문자를 보내고 나서 많은 후회를 했다고 하네요. 엄마말씀대로 더도 덜도 아닌 꼭 저 닮은 딸 낳았습니다. 그래도 저보다는 조금이라도 살갑고 다정다감한 딸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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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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