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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Manage episode 353962664 series 9619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산에 사는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뭐 해?" "나? 그냥 있는데." "그럼 지금 버스 타고 우리 집으로 와." "갑자기? 왜?" 하고 물으니 간 재미 무침을 했다고 합니다. "대천 가서 간재미를 사다 무쳤는데, 야, 대박이야. 엄마 해주시던 그 맛이야!" 수화기 너머로 언니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왔습니다. 제가 간 재미 무침을 매우 좋아합니다. 누가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으면 저는 단 일 초도 고민하지 않고 "우리엄마 표 간 재미 무침이요." 라고 할 정도입니다. 엄마가 요리하신 간재미무침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제가 해남, 진도, 장고 항, 영흥도, 전곡 항, 월 곶 포구...간 재미 무침을 두루 먹어 봤는데 어딜 가도 엄마가 해주신 간 재미 무침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언니가 엄마 맛을 냈다니 그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엄마 맛이 나?" "그게 말이야, 빙초산이더라고. 내가 아무리 흉내 내도 그 맛이 안 나더니, 마트에 식용 빙초산을 팔길 레 그걸 넣었거든. 그랬더니 딱 엄마 맛이 나더라. 지금 우리 식구들 맛있다고 앉은 자리에서 두 접시나 먹는다."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입에 침이 고였습니다. 선약이 있어서 언니네 갈 수는 없었지만 이제 엄마가 해주시던 간 재미 무침을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어머니가 떠나시고, 엄마가 담그신 김장김치를 차마 못 꺼내 먹고 있습니다. 이 김치 먹으면 이제 우리 엄마 김치는 못 먹는구나 생각하니 아까워서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언니가 엄마 손맛을 내려고 이리저리 애쓰고 있으니 엄마가 돌아오신 것 마냥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제 알았으니 다음에 제대로 무쳐줄게. 먹으러 와." 언니와 통화를 마치고 나니 엄마도, 언니도, 저도 모두 한자리에 있었던 듯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엄마, 엄마 비법을 언니가 알아냈대요. 이제 엄마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 엄마,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사랑해요.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곡, 이브 몽땅, 고엽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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