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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에피소드, 그래픽, 팟캐스트 설명을 포함한 모든 팟캐스트 콘텐츠는 CBS 또는 해당 팟캐스트 플랫폼 파트너가 직접 업로드하고 제공합니다. 누군가가 귀하의 허락 없이 귀하의 저작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 여기에 설명된 절차를 따르실 수 있습니다 https://ko.player.fm/le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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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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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건, 물건 값이 싸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나온다는 그런 매력도 있지만 그곳엔 사람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특히 내가 꼭 들르는 곳은 시장 한 귀퉁이에 있는 생선가게인데 다른 가게처럼 크지도 않고 가게가 깔끔하지도 않지만 그곳의 할머님은 나를 딸처럼 대해주십니다. "고등어 두 마리만 주세요. 손질은 안하셔도 되요 내가 집에 가서 하면 되니까." 그렇게 할머니의 불편함을 덜어 드리려고 하면 "안돼요~~예쁜 손 망가져~ 내가 하면 될 걸 왜 손 망가뜨려~~" 할머니는 적잖이 나이가 든 나도 애기 취급을 하십니다. 비린 걸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자주 가는데 혹 사정이 있어서 2주 이상 못가면 "예쁜 아줌마가 안와서 걱정했잖아.~~" 마음을 쓸어내리듯 말씀하세요. 난 웃으며 "지금 할머니가 속으시는 거예요. 나 이 마스크 벗으면 덧니가 굉장히 심하거든요 내 별명이 못난이예요." 그러곤 마스크를 살짝 내려 나의 못난 치아를 보여드렸죠. 그러자 할머니는 아이고 이가 고집이 세구먼. 들쑥날쑥 반항이 심하네. 근데 인간미가 있어서 좋아." 시장에 가면 조리하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무거운 짐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늘 바빠서 대화하는 것도 힘든 남편. 기껏해야 텔레비젼과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만 들어야 하는 내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시장이기에 난 커다란 시장바구니를 챙겨 그곳으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깔끔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물건을 선택하는 것도 편리하지만 너무 깔금 해서 답답함이 저는 느껴지더라고요. 왁자지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목소리 높여 장사하시는 분들, 그분들을 보면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는 나의 생활이 부끄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장보다가 배가 고프면 뜨끈한 국화빵 한 봉지 사서 추운 가슴 달랠 수 있는 그곳.. 사람냄새가 풍기는 재래시장 난 그곳이 너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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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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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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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재래시장을 찾는 건, 물건 값이 싸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 나온다는 그런 매력도 있지만 그곳엔 사람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특히 내가 꼭 들르는 곳은 시장 한 귀퉁이에 있는 생선가게인데 다른 가게처럼 크지도 않고 가게가 깔끔하지도 않지만 그곳의 할머님은 나를 딸처럼 대해주십니다. "고등어 두 마리만 주세요. 손질은 안하셔도 되요 내가 집에 가서 하면 되니까." 그렇게 할머니의 불편함을 덜어 드리려고 하면 "안돼요~~예쁜 손 망가져~ 내가 하면 될 걸 왜 손 망가뜨려~~" 할머니는 적잖이 나이가 든 나도 애기 취급을 하십니다. 비린 걸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자주 가는데 혹 사정이 있어서 2주 이상 못가면 "예쁜 아줌마가 안와서 걱정했잖아.~~" 마음을 쓸어내리듯 말씀하세요. 난 웃으며 "지금 할머니가 속으시는 거예요. 나 이 마스크 벗으면 덧니가 굉장히 심하거든요 내 별명이 못난이예요." 그러곤 마스크를 살짝 내려 나의 못난 치아를 보여드렸죠. 그러자 할머니는 아이고 이가 고집이 세구먼. 들쑥날쑥 반항이 심하네. 근데 인간미가 있어서 좋아." 시장에 가면 조리하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무거운 짐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늘 바빠서 대화하는 것도 힘든 남편. 기껏해야 텔레비젼과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만 들어야 하는 내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시장이기에 난 커다란 시장바구니를 챙겨 그곳으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깔끔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물건을 선택하는 것도 편리하지만 너무 깔금 해서 답답함이 저는 느껴지더라고요. 왁자지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목소리 높여 장사하시는 분들, 그분들을 보면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는 나의 생활이 부끄러워질 때도 있습니다. 장보다가 배가 고프면 뜨끈한 국화빵 한 봉지 사서 추운 가슴 달랠 수 있는 그곳.. 사람냄새가 풍기는 재래시장 난 그곳이 너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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